논란의 대상이 무엇인가요?
논란의 대상은 ‘시럽 제형 의약품’이나 ‘식약처에서 가루 제형으로 허가받은 의약품’이 아닌 ‘식약처에서는 알약 제형으로 허가받았으나 허가사항과 다르게 알약을 분쇄해서 만들어야하는 가루약’입니다.
‘알약을 분쇄한 가루약’은 우리에게 안전한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식약처로부터 가루약으로 허가를 받은 ‘가루 제형으로 생산된 의약품’과는 달리, ‘식약처 허가사항에서 벗어나 알약을 분쇄해서 만드는 가루약’은 안전하지 않습니다.
- 변성 문제
- 가루약은 일반 정제에 비해 표면적이 넓고, 보호막 없이 공기 중에 노출되기 때문에, 수분 및 산소와 반응하여 장기 보관 시 변질되기 쉽습니다.
- 약효 감소
- 변성으로 약의 효과가 빨리 줄어들며, 알약을 분쇄하는 과정이나 가루약을 복용하는 과정에서 손실되는 양이 발생하므로, 정량을 복용하지 못하는 오차가 발생합니다.
- 안전성 및 안정성 평가 자료 부재
- 약을 갈아서 먹으면 약이 얼마나 상하는지, 얼마나 약효가 줄어드는지에 대한 과학적 실험 자료가 없습니다.
- 특히 여러 가지 알약을 분쇄한 후 섞어놓았을 때, 표면적이 늘어난 알약 분쇄물 사이에서 어떠한 반응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실험 자료가 없습니다.
- 즉, 여러 가지의 알약 분쇄물들을 섞어 놓은 상태로 장기간 방치할 경우, 각 성분들이 서로 뭉쳐지거나 응집하지는 않는지, 한가지 약물이 다른 약물과 물리적 또는 화학적으로 결합하여 서로의 약효를 감소시키지는 않는지 등에 대한 연구 결과가 전혀 없습니다.
- 또한 위와 같은 알약 분쇄물을 환자가 복용하였을 때 그것이 과연 환자에게 안전한지에 대해서도 연구가 이루어진 적이 없습니다.
- 알약들은 ‘알약을 알약으로 복용하였을 때’ 안전성과 유효성이 있다는 것을 식약처로부터 인정받은 품목이지, ‘알약의 분쇄물들을 섞어서 장기간 방치한 후 복용하였을 때’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품목이 아닙니다.
대체 문제점이 무엇인가요?
- 제약사에서 ‘시럽’ 제형이나, 변질 우려가 적은 ‘밀봉 형태의 가루약’의 의약품을 생산하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 또는 식약처로부터 안전성과 안정성을 입증받은 ‘시럽’ 제형의 약이나 ‘밀봉 형태의 가루약’이 생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알약을 분쇄하는 형태로 처방하는 의료기관의 처방 관행이 문제입니다.
당장 알약을 먹어야 하는데…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요?
- 모든 약은 몸 속에서 ‘액체’로 변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 그래서 알약이든 가루약이든 물에 닿으면 약 20분 이내에 ‘액체’로 변합니다.
- 물론 알약이 담긴 약포지를 도마 위에서 빻아서 가루로 만들 수도 있지만, 그렇게 만든 가루를 물에 녹여도, 알약을 그대로 물에 녹여도, 결과물은 모두 삼키기 쉬운 ‘액체’ 입니다.
- 그래서 가루약이든 알약이든 ‘약 용액’을 쉽게 만들 수 있어요.
- 당장 알약을 먹어야 하는데 삼기키 어려워 한다면, 물컵에 소량의 물을 받은 후 그곳에 알약을 넣어보세요. 알약의 90% 가량이 5분 내에 녹아버립니다. (젓가락으로 저으면서 녹일 수도 있어요)
- 이렇게 만든 ‘약 용액’을 마실 수 있어요.
어떻게 해야 이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나요?
- 모든 알약 성분은, ‘밀봉 형태의 가루약’으로 생산할 수 있습니다. 또한 모든 알약 성분은, 마시기 쉬운 ‘물약’으로도 생산할 수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 따라서 연하곤란 환자분들에게 투약 가능한 형태의 ‘시럽’ 제형이나, 변질 우려가 적은 ‘밀봉 형태의 가루약’ 제형으로, 제약사에서 약을 생산하면 됩니다.
- 또는 위와 같은 제형으로 식약처에서 허가받은 제품이 생산 중인 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제약사로부터 받는 리베이트 등의 이유로, 굳이 알약만 생산하는 회사의 ‘알약 제품을 분쇄 처방’하고 있는 경우라면, 최소한 연하곤란 환자에게 만큼은 리베이트 등의 경제적 이득을 따지지 말고 진짜 환자를 생각하는 처방을 하면 됩니다.
- 또한 처방전 리필제 시행과 함께 조제 수가를 개선하면, 환자분들이 더 쉽고 편하게 조제를 받을 수 있으며, 의약품 변질이 최소화된 안정적인 가루약을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습니다.
- 반복되는 가루약 문제, 정부의 제도 개선과 잘못된 처방 관행 개선, 그리고 제약사의 알맞은 의약품 생산이 그 해결책입니다.
약준모 카드뉴스
References: 약준모(약사와 국민건강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실천약(실천하는 약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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